마법의
손, 지역 이벤트축제로 '소문난' 이각규씨를 만난건 지난해 6월의 어느 여름 날이었다.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지역문화이벤트연구소장 이각규'라는 이름을 심심치않게 듣는 터라 '이사람'이란 꼭지의 인터뷰를
요청했던 것이다. 그 때 이씨는 전문가답게 머잖아 '21세기 지역이벤트 전략'이란 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그 제목의 책이 지난해 11월 경에 나왔다. 신간소개치고는
한두달정도 늦었다. 다른 한편 머리속에 내내 둥지를 틀고 있었다. 잘 팔리는 책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책이다. 일반인은 일반인 나름대로 전문가는 전문가 나름대로 읽을 수 있다. 아직까지도 분명한 개념을
찾지 못한 지역 이벤트에 관해 이론과 경험을 적당히 섞어가며 이해를 돋우고 있다. 특히, 성공과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향후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어 유용하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선 지역이벤트의 필요성및 실시 배경, 추진 전략, 역할,
제3섹터 방식의 문제점 및 대안을 제시한 '지역이벤트 동향'을 살피고 있다. 또 2부에서는 현재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는 지방 박람회와 지역 축제, 향후 21세기에 새롭게 부각될 컨벤션 이벤트의
기획 구상에서 실시 평가까지를 구체적으로 다룬 '지역이벤트 실무'를, 3부에서는 국내 이벤트와 '이벤트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다양한 지역 이벤트 성공 및 실패 사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지역 이벤트
미래를 전망 할 수 있도록 한 '지역 이벤트 사례'를 각각 담고 있다. 부록으로는 '일본 정부의
이벤트 관련 지원 정책'을 싣고 있다.
일본의 이벤트 서적을 번역해 놓은 책만 있는 국내 서점가로 볼 때도 이같은 '토종' 서적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6년간 필드에서 다양한 이벤트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바로 그 여름날 취재를 마치고 난 후의 일이다. 기자는 인터뷰 기사에 "축제를 만드는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었다. 얼마후 다시 그를 만나 술 한잔 기울이며 "기사중
혹시 잘못된 게 없느냐?"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마이더스라는
제목이…"하고 말끝을 흐렸다. '타이틀을 강하게 뽑는다는 게 결국 실제에 비해 부풀려 보인다는
얘기구나!' 기자는 뭔가가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가 기획하거나 진행한 축제들을 떠올려 보았다. 이천도자기 축제(95~99), 금산인삼제(96~98),
강화고인돌축제(98), 내장산단풍축제(98), 전주종이축제(99), 2000 충주세계무술축제(2000),
제5회 장성백양단풍축제(2000) 등등. 권커니 받커니 술맛이 좋아졌다.
